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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개인전 <강제된 텍스트 - 사고의 확장과 미로 찾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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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개인전 <강제된 텍스트 - 사고의 확장과 미로 찾기>

실천예술가두눈 2008. 2. 23. 18:06
 


이재민 7회 개인전
강제된 텍스트 - 사고의 확장과 미로 찾기

2008. 2.20 ~ 26

갤러리 한




한 여름날의 추억 acrylic on canvas, coating _ 244 x 92(cm) _ 2008


“우리는 일상에서 포착된 특정의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자신의 학습된 지식과 관습의 틀을 도구삼아 옳고 그름의 판단을 규정하며 그 관계항 내에 안주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전제에 동의한 후 이재민의 최근 작업을 살펴보면 그의 작업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물을 흥미 있게 추적 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 그의 작업은 관객을 향해 즉각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강제하고, 관객의 준비된 순수성을 박탈하며 때론 일정한 반발감을 유도하는 등 고단한 내용들이 잠복 하곤 했는데 최근 그의 작업은 숨겨진 중층적 관계설정과 선명한 사실적 이미지, 가공된 텍스트들을 병치(竝置)하여 관객에게 쉽고 어려운 미로 찾기 게임을 제안하고 있다.




일상 _ acrylic on canvas, coating _ 122.5 x 55 _ 2008



 모성 _ acrylic on canvas, coating, 나무 _ 61 x 61_ 2008



그의 작업경로는 사회 보편가치의 이율배반과 퇴폐적 인간본성에 대한 경종으로 동시대 사회상의 자의적 사명감과 비판의식에 중심을 둔 작업이라 할 수 있었다. 그의 작품전 중 2003년 ‘갤러리 올’에서의 전시는 그가 오랜 장고 끝에 보여준 작업의 일단으로 그의 작업에서 주목할 과정과 성과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재민은 당시 성(性)과 인간정체성의 문제를 작업의 모티브로 하여 직설적이고 격렬한 표현으로 관객을 유린하고 당황케 하였는데, 일견 모두 알고 있는 세간의 내밀한 우화를 거칠게 희화하면서 격렬하게 항의하는 그 자신만의 방법론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2003년 개인전의 작품들엔 제목이 없다. 아마도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으므로 작품제목 따위는 필요치 않으며 작가와 관객이 사회 제 문제에 대한 공범이었음을 암시하려 한지도 모른다. 그것은 이재민의 계산된 아마추어리즘이었거나 투박한 반항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보여 진다. 그 후 이어진 세 번의 작품전에서 그는 소비사회 이미지의 기표, 스티커, 절단된 인형, 등을 차용하여 섹슈얼리티를 은유적으로 암시하는 조형적 장치를 도입하는데 잠시 미루어 왔던 조형의식의 되돌아봄인지 아니면 그가 일정부분 거리를 두어왔던 현대미술의 제 가치와 갈등을 겪고 있었는지 분명치 않으나 대중소비사회와 성(性)을 중심과제로 가져가는 일관성은 지속되고 있다.

 

느림의 미학 _ acrylic on canvas, coating _ 20 x 20 _ 2008
속도의 미학 _ acrylic on canvas, coating _ 20 x 20 _ 2008



술병과 아성 _ acrylic on canvas, coating 책, 깃털 _ 55 x 40 _ 2008



사건의 기억 _ acrylic on canvas, coating 인형,호두 _ 55 x 40 _ 2008

이재민은 금번 전시 준비 중 필자와 나눈 대화에서 “ 나는 직접적이고 솔직하며 정의와 인간된 의리를 지키며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이라 생각하고 나 자신 그렇게 살기위해 노력해 왔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솔직하며 때로는 공격적이고 직접적이다. 내 작업에 대한 의미해석은 관객의 몫이지만 궁극적으로 내가 숨겨놓은 진실의 열쇠를 그들이 발견해주길 바랄 뿐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군중속의 자유 _ acrylic on canvas, coating 벌집, 깃털 _ 40 x 55 _ 2008



그녀의 다리 _acrylic on canvas, coating, wood _ 40 x 55 _ 2008

그의 발언대로 그의 작업은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누구나 해독 가능한 이미지들의 균등한 나열 또는 속아낸 이미지의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에서 심오한 조형실험과 오묘한 색채의 감미로움 등은 애써 외면당한 듯 사과, 깃털, 쇼파, 비둘기, 등 주변에서 흔히 목도되는 사물이나 생물체들을 단색 면 위에 적당한 간격으로 화면위에 던져놓았다. 그것은 선택된 박제로서 일순간 관객의 사고를 유린하여 건조한 아우라(Aura)를 형성케 한다. 한편 솔직하며 직설적인 그의 어법과 적절히 절충되어 수년간 그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된 강박적 화면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즉 이전작업에서 보이던 선, 악의 대칭적 구분과 그 표상(表象)을 강제하고 거칠게 다루던 모습은 사라지고 다분히 서정적 의미체(意味體)들을 사실적 이미지로 돌출시켜 긴장된 사고의 작동을 유도하고 있다.




꿀 맛 _ acrylic on canvas, coating _ 20 x 20 _ 2008
이브의 사과 _ acrylic on canvas, coating _ 20 x 20 _ 2008



또한, 화면위에 던져진 이미지 조각들은 각각 일정거리를 두고 자신의 파장 속으로 주변의 텍스트를 당기며 대상의 사회적 소구성(訴求性)을 중성화하고, 무표정한 수직, 수평의 공간구조는 시각적 긴장감을 유발하여 이미지 불일치를 통한 개념의 재구성과 사고의 확장을 경험케 하여 준다.

이러한 작업의 성징(成徵)들은 그동안 대중소비구조와 성 담론의 사회적 제 문제에 대한 구호와 설득작업에 집중하던 2000년대 초기 작업, 상업주의와 젠더(Gender)를 주제로 팝(Pop)의 조형공간 차용을 통해 실험을 했던 중반기 작업과 거리를 둔 듯 보이는데 이는 내재된 자유의지를 해방구로 내보내려 시도하고 있다는 단서로써 그는 이제 사실적 관계의 내면화를 통해 진실의 겹과 층위를 두텁게 하고 그동안 경직되었던 신념과 정체성을 되새김질 하며 그의 내면 깊은 곳을 향하여 이동 중이라는 상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하겠다. _ 민 영 욱 (서양화가)






갤러리한_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66-4약도 관람시간10:00~18:00 (무료관람/26일만 오후3시까지)
gallery-han.com                      02) 737-6825


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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