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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어떤 곳-욕망의 정원- 강기훈展

실천예술가두눈 2009. 7. 12. 00:28

 

 

 

 

다른 어떤 곳-욕망의 정원

 

강기훈展

 

2009.7. 9 ~ 7. 18

 

UM GALLERY

 

 

강기훈_다른 어떤 곳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112cm_2009

 

낯설음이란 눈에 익지 않음을 뜻하지만, 강기훈의 작품에서는 우리가 흔히 바라보는 자연을 통해 낯설음을 느끼니 참 미묘하다. 이는 식물원이 가져다주는 의미, 개인적 공간으로서의 재구성 등 ‘재현의 재현’으로 인함이다. 결국 새로운 현실감을 부여하는 택인 셈이다.

이제 강기훈 작가에게 작업은 관념적인 대상이 아니라, 사진이라는 기록매체를 빌어 개인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하나의 ‘정지된 대상’이 되었다. 과거 그의 작품은 인간의 심리적 측면을 강조하며 추상적 표현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현실감 부여를 위해 현장경험의 필요성을 느꼈고, 도심 여러 곳을 답사한 결과 그는 창경궁과 남산의 식물원을 선택하게 되었다. 식물원이 근본적으로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도록 지어졌지만, 현대인에게 있어 식물원이라는 곳은 여유와 휴식, 아니 관찰의 정도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모습들은 결국, 작가를 포함한 우리의 모습과 같다고 볼 수 있으며, 식물원을 선택한 이유로도 이야기 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모습들 중 인간으로서의 자주(自主)성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소외되게끔 만드는 현상으로도 선택의 이유로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결국 낯설음과 소외됨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

 

 

강기훈_기념 촬영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3cm_2009

강기훈_Puzzling Pla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1.8×227.3cm_2009

 

철골로 꽉 짜여진 프레임과 강렬한 색감으로 과감하게 처리된 바닥, 배경 등은 작가의 작품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식물원에 대한 현재의 생각과 우리 모습들의 한 단면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식물원에서의 프레임은 거대한 열대식물들에 의해 크게 부곽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에서는 이 프레임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명한 파랑색의 프레임은 너무나 반듯하고 원근법에 어긋나지 않는 구조로 인해 공간의 긴장감을 더욱 유발시키고, 배경의 보색은 긴장감뿐만 아니라 시선의 분산을 요구한다.

바닥의 블럭을 강한 단색조로 표현한 것도 낯설음과 소외됨을 강조하는 작품의 개념에 있어 큰 이유가 된다. 식물이나 관람객들의 모습이 아닌 공간 자체에 관심을 갖게 하기 때문에 화면 내의 주체를 알 수 없게 만들어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시선을 분산시켜 버린다. 결국 식물원을 식물원답게 하는 관람객인 인간의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작가가 가끔씩 화면 내에 무관심한 표정으로 ‘그냥’ 서 있기도 하지만, 평면화 시킨 강렬한 색감, 그리고 오버랩(여러 각도에서 그려진 식물원의 풍경들)되어 있는 공간으로 인해 작가의 존재 여부는 실로 중요치 않아 보인다. 오히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이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 개인의 공간이 된 듯하다.

 

 

개인적 공간은 사진 찍기로 시작된다. 식물원 속에 있던 작가가 그 풍경을 의도에 맞게 구성해 사진을 찍음으로 완벽한 하나의 객체화된 공간으로 만든다. 이 공간은 아주 리얼리티하게 재현된 대상으로 작가가 사진을 찍을 당시의 의도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개입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사진을 통해(1차적 재현) 캔버스에서 2차적 재현이 이루어질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재현된 대상에 또 한번의 재현이 캔버스 위에서 시작될 때는 작가의 적극적인 행위와 개념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며, 작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낯설고도 은밀함이다. 주체와 객체의 의미가 사라지며, 오히려 사소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게 된다. 또한 같은 프레임 즉, 사진이라는 프레임과 캔버스라는 프레임 속에서 작가에게 는 상반된 의미가 부여되게 된다. 사진 속에 있는 식물원은 그저 낯선 공간이고, 캔버스 속에 있는 식물원은 보는 이에게는 낯설지만 작가에게는 또 하나의 창조적인 공간으로 말이다. 의미 없던 식물원을 단지 의미 있게 재구성한 차원이 아닌, 식물원을 식물원이 아닌 곳으로 만들면서 사유의 체계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게 만드는 것이다. 하나의 정지된 대상으로 식물원을 몇 차례 재현하지만, 현실에서 사진, 사진에서 캔버스로 옮기면서 작가의 사유체계는 점점 변해 가고, 보는 우리의 사유체계는 혼란스러움으로 옮겨 다닌다. 하지만 의미 없고 무관심의 대상이었던 식물원을 소재로 삼아 그 무관심과 소외감을 우리의 현실에 대입시키고 식물원이 아닌 곳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생성으로 만들어가는 작가의 창조적 행위로 보여 진다. 불모의 땅을 생성하는 땅으로 만드는 것과 같은 ‘노마드(nomad)’의 내재적 의미가 강기훈의 작품에 어울리는 듯하다. _ 이한나

 

 

유엠갤러리_ 서울 강남구 신사동 542-4번지 세비앙빌딩 B1(약도 일요일휴관)
www.umgallery.co.kr                 02.515.3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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