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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 아버지의 수상 소식과 어머니의 삶의 흔적

실천예술가두눈 2023. 5. 9. 00:11

 

작업한 추천서 및 공적 이력 증명서 

 

오월의 첫날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와서 "네가 서류 넣는다고 욕받는데  그거 되었다. 시상식은 5월 10일이다"라며 아버지 수상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한 달 전쯤 어머니의 간절한 요청에 2년만에 본가에 가서 2년 마다 시상하는 김해시문화상 관련 서류 작업을 했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김해시문화상, 문화예술 변종복-교육 현종원씨 선정 https://v.daum.net/v/20230508142721425 )

 

통영 국도에서 태어난 아버지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중학교도 가지 못했습니다. 자원봉사로 부산에서 온 보따리 옷 장사 아지매의 지게꾼을 해드린 것이 복으로 돌아와 열여섯 나이에 부산 영도로 유학을 갈 수 있었습니다. 주조와 목조각도 배우고  자리를 잡아 할아버지 할머니도 부산으로 모시여 총 여덟 식구를 부양하면서도 개인 작품도 꾸준히 하셨습니다.

(2년 전에도 우수숙련기술인 정부 포상 관련 서류 작업을 해드리러 간 것이었고 한달 간 작업하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너무나도 힘겨웠지만, 국무총리표창을 받으셔서 고생한 시간이 헛되진 않았더랍니다)

 

문화상 서류작업 외에도  아버지 도록용 작품 사진 촬영을 해드리고  정수기 필터도 교체 해드렸는데 어머니가 밭일도 해달라고 했셨지만 예상보다 이틀을 더 머물게 되어 선약도 미루어 둔 상태라 더는 못 있겠다고 했습니다. 

 서울로 가는 날, 긴 손톱을 자르던 중 어머니가 모아 둔 손톱을 건네 주었습니다.  “손톱이 팔리냐?”며 그만하고 내려오길 바라시기에 손톱을 모아 준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습관을 거슬러 손톱을 모아  주신 거라  반가움에  환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유심히 보니 밭일했음을 증명하는 삶의 흔적이었습니다. 제가 자른 손톱과 함께 고이 싸서 가져왔습니다. 

 

어머니와 저의 삶의 흔적

 

계속해서 살아 온 삶을 공적으로 인정 받아 빛나시는  아버지는 손톱 작업은 조소가 아니라 여기며 아들을 일꾼으로만 여기는 가부장적인 분입니다. 오래전, 손톱 작업을 못마땅해 하시는 아버지에게 본질을 표현할 수 있는 손톱 작업을 계속할 거라라고 하니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내 살아 생전에 너는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이틀전 메세나폴리스에서 예술유목하면서 인연이 닿은 선배님과 흰술을 나누었는데 부모님 돌아가시면 후회한다며 잘해 드리라는 조언을 다시금 해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수상하게 되면 시상식날 사진 촬영해달라고 하셨는데 못해드린 어머니 밭일도 해드릴 겸  촬영하려  내려가야 겠습니다.  

두눈 _ 효 _ OHP필름, 거울, 디지털 프린트 _26.3 x 34cm_2012 (1/100)

(부산물이 낀 손톱은 아버지 작업을 도와드리고 자른 것)

 

<효>

부모 내게 했던 효

부모 생전에 자하지 못하네

-지구에 온 지 35년 두눈 소리-

 

2023년 5월 8일 어버이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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