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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현展 당신은 외나무다리를 어떻게 건너시겠습니까? 본문
대안예술공간이포 기획초대 한선현展
당신은 외나무다리를 어떻게 건너시겠습니까?
2026. 9. 11.(금) ~ 10. 31.(토)
대안예술공간이포(13시~18시/월요일 휴관)
협찬: 영등포문화재단











외나무다리 위의 30년 한선현의 목조각이 도착한 자리에서 균형과 공존을 묻는다. 좁은 외나무다리 위에서 마주친 두 마리 염소라는 오랜된 우화를 불러오되, 하나가 물에 빠지는 것으로 봉합되는 결말을 지운 자리에 질문만을 남겨두었다.
"당신은 외나무다리를 어떻게 건너시겠습니까."
2026년 가을, 9월 1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그의 열아홉 번째 개인전 이야기다. 회화에 가까운 조각이라는 애매한 자리를 자신의 본적지로 삼았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 애매함은 오히려 가장 동시대적인 좌표가 되었다. 자르고, 깎고, 색을 입히는 공정이 표면에 그대로 남는다. 깎여 나간 나뭇결, 끌자국, 손끝에 쌓인 시간이 은폐되지 않는다. 여기서 노동의 흔적은 제작의 부산물이 아니라 작품의 내용 그 자체다.
평면과 입체, 회화와 조각, 드로잉과 오브제의 위계가 해체된 오늘의 지형에서 이 선택은 뒤늦게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라 선취된 것으로 읽혀야 한다. 그는 담론이 경계를 허물기 이전에 이미 경계 위에 서 있었다. 이번 전시가 채색 목조와 고부조, 나무판 드로잉을 한 공간에 나란히 놓는 방식은 그 좌표를 다시 확인시킨다.
인간중심주의 이후의 감각이다. 한선현의 화면에서 동물은 인간의 배경이나 속성이 아니다. 인간을 우뚝 세우고 말을 발치에 배치했던 서구 기념비 조각의 문법을 뒤집어, 제단에 바쳐지기만 했던 짐승들에게 그는 자리를 내준다. 부조의 얼룩말과 환조의 인간이 동일한 무늬를 입을 때, 둘 사이의 관계는 지배와 피지배가 아니라 등가의 것이 된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 친족이었던 태고의 대칭적 세계, 대칭성 인류학이 가리키는 지대로 거슬러 올라가 공존의 윤리를 다시 묻는 기획이다. 대안예술공간 이포는 이 지점을 '끊어진 대칭성의 회복'이라 명명한다. 종(種)의 위계를 해체하는 동시대 미술의 문제의식과 이 오래된 목조각이 만나는 대목이며, 담론보다 손이 먼저 도달해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이미지가 초 단위로 생성되고 유통되며, 매끄러움과 비물질성이 동시대의 미덕처럼 통용되는 조건 속에서 한선현의 작업은 정확히 반대 방향을 향한다. 자르고, 깎고, 색을 입히는 공정이 표면에 그대로 남는다. 깎여 나간 나뭇결, 끌자국, 손끝에 쌓인 시간이 은폐되지 않는다. 여기서 노동의 흔적은 제작의 부산물이 아니라 작품의 내용 그 자체다.
이 태도를 수공예적 낭만적 취기로 읽는 것은 성급하다. 국제 미술계가 최근 다시 말하고 있는 공예적 전환(craft turn)과 재료성의 복권이라는 흐름과 이 작업은 정면으로 맞물린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라는 물음이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되돌아오는 국면이다. 한선현을 초대한 대안예술공간 이포가 "손의 수고가 지닌 예술노동의 가치를 근본에서부터 되묻는다"고 기획 의도를 밝힌 지점이 여기다.
전시는 관람 동선 자체를 하나의 여정으로 설계했다. 철공 골목과 맞닿은 입구에서 하늘을 향해 열린 옥상 '망루'까지, 관람객은 한 걸음씩 좁은 다리를 건너듯 작품 사이를 통과한다. 위태로움의 끝에서 균형과 공존의 풍경이 드러나고, 망루에 다다랐을 때 관객은 자신이 던진 질문의 답을 손끝에서 마주한다. 전시장 밖의 소음과 전시장 안의 나뭇결이 하나의 텍스트로 읽히는 구조다. — 이포 박지원
옥상 망루 창작 워크숍 <나무토막 미술> 9월 19일(토)
11시 / 13시 / 15시 참가신청 ☜







아티스트 토크 〈한선현의 외나무다리〉
10월 10일(토) 오후 3시 · 진행 육상수(우드플래닛 대표 / 전시기획, 미술평론)
















대안예술공간 이포_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126길 9(1시~18시/월 휴관, 무료관람)
010-5382-6921 https://www.facebook.com/space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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